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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용 혜 원

까치산 2013. 9. 12. 11:11

      ♣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용 혜 원 ♣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