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가는 길♣
- 박 선희 -
늦은 가을비에 질척이는 산길 따라
나를 찾아가는 길
가끔 삶에도 늦은 가을비 내려
마음 질척거리기도 하지
진흙 같은 마음 닦아내며
소소한 단풍나무 샛길로 들어섰네
곱게 내려앉은 단풍의
참을 수 없는 사랑
꾹꾹 밟아봤네
아름다운 비명 속에 칭얼대는 내가
풍경소리처럼 기다리고 있었네
샛길 어디에서나
나를 만날 수 있었네
가지 않은 길은
여전히 망설임이었네
문득 길 끊어진다면
단풍의 마음으로
우거진 적막으로 들어서리
젖은 전나무숲을 지나
처연하도록 고운 단풍비 내리는
나를 떠나는 길이었네...
'좋은글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 해인 수녀 (0) | 2023.11.20 |
---|---|
당신은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 강 재현 (1) | 2023.11.18 |
11월의 노래 / 김 용택 (0) | 2023.11.16 |
가을이 머물다 간 자리 / 藝香 도 지현 (1) | 2023.11.15 |
가을이 고독하게 만들기 때문일까 / 용 혜원 (0) | 202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