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토요일
창세기 3,9-24
마르코 8,1-10
예수님께서 빵으로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신 일은 오늘 복음에 앞서 이미 한 번 일어났던 일입니다(마르 6,30-44 참조).
그때는 사천 명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장정만도오천 명이었습니다. 또한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오늘 복음보다 더 큰 기적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청난 기적을 이미 체험하였으면서도, 그때와 거의 유사한 오늘 복음의 상황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의 행동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르코 복음사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이러한 의문은 제자들의 물음으로 풀립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자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그들을 먹이라는 말씀입니까?”(마르 6,37)라고 반문합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 반응은 첫 번째 기적 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첫 번째 질문에서 비용을 중요시하였다면, 두 번째 질문은 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거저 주어지는 잔치며, 오늘 복음의 기적은 예수님께서만 하실 수 있으신 일임을 강조하는 것이지요.그러므로 두 기적 이야기를 함께 읽는다면, 빵의 기적은 바로 예수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잔치임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시고 쪼개어 나누어 주십니다. 이 장면을 우리는 미사 안에서 보고 듣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미사가 바로 무상으로 주어지는 은총의 잔치요, 예수님께서 마련하신 초대의 자리입니다. 돈을 낼 필요 없고, 누가 준비할 것인지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십니다. 단 우리가 예수님께 다가가야만 유효한 잔치가 될 것입니다.
- 인천교구 박 형순 바오로 신부님 묵상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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