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111

유월 장미 / 안 영준

♣유월 장미♣                                 - 안 영준 - 작열하는 땡볕 아래 숨을 헐떡거리는 그는 정열의 꽃 기어코 피운다 간신히 담을 넘어 그늘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 보지만 천 리 먼 길 순탄치 않다 조금은 인내함으로 그 앞에는 밤 그늘이 있고 이슬까지 선물 받으니 황홀경이로다 풋풋한 바람 스쳐 진하게 물든 홍장미는 유월이 휑하니 갈까 허공을 휘저으며 황망한다

좋은글/영상시 2024.06.22

세월과 정성으로 열매는 익습니다

♣세월과 정성으로 열매는 익습니다♣ 『맹자』에 알묘조장(?苗助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싹을 뽑아 올려, 자라는 것을 돕는다.’라는 뜻인데 이와 관련하여 송나라의 어느 어리석은 농부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심은 곡식의 싹이 더디게 자라자  이것이 걱정되어 싹을 잡아당겼습니다. 그러고는 집에 돌아와서 아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오늘 내가 큰일을 했지. 싹이 잘 자라도록 도와 주었단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이 밭에 나가 보니 뿌리 뽑힌 싹들이 햇볕에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나무와 꽃을 하루아침에 다 자라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 농부는 몰랐던 것입니다. 생명이 담겨 있지 않은 공산품이야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품을 만들 수 있지만, 하느님의 뜻이 담긴 생명체는 작은 데서부터 시작하여 ..

좋은글/명상 2024.06.22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단 일 분 동안이라도 불평의 마음으로 지내지 말라. 불평의 마음을 일으키는 도가 거듭되면 용모는 불평화하여 부은 얼굴의 표정이 습관화됨에 따라 보기 싫은 주름살이 얼굴에 새겨진다. 육체는 주체가 아니고, 당신에게 소유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불안, 질투, 증오, 원한, 저주 등은 인간의 마음을 얼룩 지게 한다. 따라서 용모도 얼룩이 져 그 사람은 이내 보기 싫은 모습으로 변모한다. 불쾌한 일에 언제까지나 자기 마음을 붙잡아두어서는 안 된다. 자기 마음에 자극을 주는 감정을 항상 경계하고, 그와 같은 감정을 일으킨 원인이 되는 일들을 마음속으로에서부터 버리는 것이 좋다. 너무나 생각함으로써 자잘한 일까지 튀어나오게 되는데, 그것들을 마음에서부터 떠나게 하여야 한다. 모든 악..

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6,24-34)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2역대기 24,17-25      마태오 6,24-34 :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인간은 재물에 대한 집착 때문에 용도가 사악하여 인류에게 너무나 많은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24절) 하신다. 이 재물은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마력을 발휘하여 인간을 온통 지배한다. 이 마몬은 인간이 섬겨야 할 상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부려야 할 종에 불과한 것이다. 예수께서는 인간이 재물에 압도되어 종이 될까 봐 제자들에게 포기하라고 하셨고, 그것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라고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목숨을 부지하려고 걱정하지 마라.”(25절) 하신다. 우리가 입을 수 있는 해는 재물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 재물 때문에 우리..

6월 편지 / 윤 보영

♣6월 편지♣                                -  윤 보영  -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놓고 초록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 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 대로 적어지게 그냥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 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 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 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 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좋은글/영상시 2024.06.21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생명에 초대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진솔하게 사랑을 나누는 사람입니다. 칼럼니스트 앤 랜더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사고는 힘의 근원이 됩니다.  노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놀이는 변함없는 젊음의 비결입니다.  책 읽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독서는 지혜의 원천이 됩니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역경을 당했을 때 도움이 됩니다.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줍니다.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생활에 향기를 더해줍니다.  웃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웃음은 영혼의 음악입니다.  나누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주는 일은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삶에 ..

좋은글/명상 2024.06.21

내 기억 속에 넣고 싶은 사람들

♣내 기억 속에 넣고 싶은 사람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슴속에 넣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잊힐 수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해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존재합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픔을 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늘도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슴에 새기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스치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대해주세요 이기적인 동기를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냥 베풀기로 작정하세요 나를 잘 해주는 사람에게만  선대 하는..

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6,19-23) -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2열왕기 11,1-4.9-18.20      마태오 6,19-23 :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19절) 하신다. 이것은 세상의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말씀이다. 재물은 좋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재물의 주인이 되어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에 마음을 쓰고 온통 신경이 거기에 가 있게 되면 마음이 재물에 사로잡혀 어두워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우상 숭배자가 된다. 하느님보다 그 재물이 우선하고 그 재물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20절) 하신다. 여기에 나오는 하늘은 “하늘은 주님의 하늘”(시편 1..

유월의 향기 / 염 규식

♣유월의 향기♣                                              - 염 규식 - 지쳐 버린 하루해는 노을을 토해내고  더운 바람 밀어내고 다가오는 먼 산  내 손에 가득 찬 엄마의 분 냄새   짧은 시간 너의 사랑 이토록 서러워서  이별의 아픔 가시마다 맺혔으니 고운 살결 마디마다 사연으로 뭉쳐있고  세월의 아우성에 꽃 비 뿌려 화답하니  바람결에 들려주는 너의 과거사  남긴 정 아쉬움에 닫힌 가슴 붉어진다.  절반 넘긴 한 해는  아직도 들길 헤매는 내가 가여워  주고 간 살가운 향기, 내 가슴을 애무하고  내 눈을 멀게 하는 해지는 먼 산과  옅어지는 노을의 남긴 숨결 내 가슴을 적실 때  바람결에 풍기는 황홀한 미소, 시인을 부른다.

좋은글/영상시 2024.06.20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 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펴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 너무 긴장하면 탄력을 잃게 되고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가기도 어렵다. 사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 법정 스님 -

좋은글/명상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