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영상시

깊은밤 그대에게 편지를 /// 이 정하

까치산 2011. 3. 28. 10:44

      ♠ 깊은밤 그대에게 편지를 ♠ -이 정하- 깊은밤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대에게 건너가지 못할 사연들 어쩌면 내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그대님이 절망의 높이만큼이나 쌓여 갑니다 그립고 보고픈 사람이여 아무리 불러도 지겹지 않은 이름이여 나는 이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 생각이 닿는 곳마다 그대는 새벽 안개처럼 피어오르니 나는 그저 조용히 눈을 감을 뿐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선명한 그대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 내 마음 한쪽을 떼어 보낸다는 뜻입니다 그대에게 닿을지 안 닿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날마다 나는 내 마음을 보내느라 피흘립니다 밤새 그대 이름만 끄적이다 더 이상 편지를 쓸 수 없는 까닭은 이 세상 어떤 언어로도 내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아서입니다 그대여 밉도록 보고픈 사람이여 이제 그만 들키고 싶습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날마다 상처 투성이가 되는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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