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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타는 여자 /// 雪花 박현희

까치산 2011. 10. 17. 11:24
      ♣ 가을 타는 여자 ♣ - 雪花 박현희 - 길가 가로수 은행잎 연둣빛 새 옷으로 곱게 갈아입은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계절은 살갗을 스치는 소슬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입니다. 가로수 은행잎과 단풍잎 알록달록 예쁜 옷으로 곱게 갈아입기 바쁘게 한잎 두잎 낙엽이 되어 흩날리는 가을이 오면 때늦은 사춘기 소녀도 아니건만 괜스레 마음이 허전하고 우울해지는 걸까요.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으로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도 싶고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찻집에 앉아 그리운 이와 다정스레 마주 앉아 마시는 따끈한 차 한 잔이 그립기도 하네요. 해마다 맞이하는 계절이건만 가을만 되면 까닭 모를 쓸쓸한 가을 병을 올해도 어김없이 다시 또 앓아야 하나 봅니다. 벌써 한두 해도 아닐진대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향하는 나이임에도 이놈의 몹쓸 가을 병은 왜 면역도 생기지 않는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