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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후///도종환

까치산 2011. 10. 18. 10:49

    ♣ 가을 오후 ♣ - 도종환 -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도종환의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