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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거리에서 / 藝香 도 지현

까치산 2024. 1. 31. 10:19

 

 

♣겨울 거리에서♣ 

                                      - 藝香 도 지현 -

 고독을 품은 하늘이 운다
 차가운 기류가 가슴으로 스미면
 또 다른 고독이 고개 짓 하며
 빌딩 숲 사이에 서 있다

 윙윙 우는 전신주가 아프다
 귀를 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불면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고독한 에뜨랑제가 된다

 바람이 쓸고 간 자리는 황량하고
 먼지를 뒤집어쓴
 졸고 있는 가로등에서
 하루의 고된 삶이 물씬 풍기는데

 이제 모든 것을 벗어 버린 
 앙상하게 말라 스스로 지탱하기도
 버거운 가로수는 
 긴 그림자 드리우며 가로에 눕는다.

진한 고통과 고독에 휩싸인 거리는
 살려달라 아우성치지만
 투명인간이 된 사람들은
 서로가 불신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