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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19,23-30) -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까치산 2024. 8. 20. 09:59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에제키엘  28,1-10    
마태오 19,23-30



 어제의 복음과 바로 이어지는 오늘 복음의 내용도 ‘부’에 관한 것입니다. 

젊은이가 떠난 뒤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라는 비유를 제자들에게 들려주십니다. 사실 마태오 복음에서 ‘부자와 하늘 나라’에 대하여 알아들으려면 산상 설교의 시작인 행복 선언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오 5,3). 그러나 마태오와 달리 루카는 같은 행복 선언에서 ‘마음이 가난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루카 6,20 참조).

그리고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마태오 5,6)라고 말하는 마태오와 다르게 루카는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루카 6,21)이라고 언급합니다.
곧 루카는 실재적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행복을 선언합니다.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마태오가 복음을 전하려던 교회는 루카가 속하였던 교회와는 달리, 비교적 부유한 신자들이 주류였습니다. 그렇다면 부유한 신자들에게 하느님 보시기에 참된 부자가 무엇인지를 강조하여 가르치려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마태오가 이처럼 윤리적으로 각색한 이유는 교회 안의 부유한 신자들이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이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제 복음의 젊은이처럼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마태오는 많이 가진 이가 부자가 아니라 많이 주는 이가 부자라는 사실을 교회 공동체 신자들에게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많이 가졌어도 스스로를 부족하다 생각하면서 항상 노력하는 겸손한 사람이 부자이면서 동시에 예수님 말씀처럼 “완전한 사람”(마태오 19,21) 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이 가진 ‘부’를 나누고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으로 자신의 빈 곳을 채우는 마음이 가난한 이’가 바늘구멍을 온전히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

 
- 서울대교구 박 기석 사도 요한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