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에제키엘 36,23-28
마태오 22,1-14 : 혼인 잔치의 비유
주님의 잔칫상은 그 자리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혼인 잔치에 비길 수 있다. 그분은 당신의 종들을 보내어 당신의 친구들을 잔치에 초대했다.“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4절)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사람은 밭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가 버렸다. 밭으로 간다는 것은 세상일에 몰두하는 것이고, 장사하러 가는 것은 세상에서의 활동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다른 것에 몰두해 있으므로 임금이 차린 혼인 잔치에 가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초대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를 전하는 이들을 박해하기까지 하고, 더러는 죽이기까지 하였다. 임금은 진노하여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들을 불살라 버렸다.”(7절)
초대를 거부하는 것은 심판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잔치는 치러져야 한다. 임금은 종들에게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8-9절) 종들은 거리로 나가서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고, 잔치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잔치의 모습은 악인들과 선인들이 모여 있는 현세의 교회를 의미한다.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을 둘러보려고 임금이 왔다.
임금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발견한다. 여기서 혼인 예복은 사랑인데, 그는 믿기는 하지만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사람이다.“이 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13-14절)
손과 발을 묶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못 하게 한다는 것이다.
바깥 어둠은 거룩한 영광과 완전히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옷은 의로움의 옷이며 준비를 하지 못하면 많은 사람 가운데 추궁당하고 손발이 묶여 바깥으로 던져진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혼인 잔치와 같은 기쁨 넘치는 만남의 초대인 것임을 우리는 생활 속에서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초대에 응한다는 것은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을, 영원을 내다보며 기쁨으로 바꿀 줄 아는 믿음의 자세를 보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 마음 안에서 이미 언제나 긍정적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때 우리는 하느님의 초대를 거절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 조 욱현 토마스 신부님 묵상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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