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22,34-40)

까치산 2024. 8. 23. 09:43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에제키엘 37,1-14        
마태오 22,34-40

 


율법 교사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 어릴 적 캄캄한 밤하늘에 아름답게 빛나던 별처럼 느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십계명 가운데서 한 계명을 선택하지 않으십니다. 성경에 따르면 십계명은 하느님에게서 직접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진 법, 하느님께서 돌판 위에 직접 새겨 주신 법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가장 큰 계명을 십계명이 아닌 신명기와 레위기에서 한 구절씩 선택하셨습니다. 

십계명은 부정형의 엄중한 명령문이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예수님께서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계명,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명을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놀라움을 주는 것은 예수님의 두 번째 대답입니다.
본래의 질문은 가장 큰 계명 하나를 뽑아 달라는 것이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첫째 계명에 이어 둘째 계명을 더하십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그러면서 두 번째 계명이 첫 번째 계명과 같다고 하십니다. 누가 감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스스로 그 두 계명을 다르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웃에 대한 사랑이 하느님께 드리는 사랑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는 가운데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척만 하고 살 수 없습니다. 기도와 침묵, 피정과 묵상을 하면서 하느님을 만나고, 내적이며 영적인 삶을 가꾸는 일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사람들과 멀어지게 하는 경향을 낳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가 사람들에 대한, 또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낳는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가르침, 성경의 전통, 교회의 가르침에서 모두 동떨어진 것입니다.

 

- 청주교구 정 용진 요셉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