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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노래 / 김 용택

까치산 2024. 11. 1. 10:40

 

 

 

♣11월의 노래♣


                                    - 김 용택 -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고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을 하염 없이 바라보다 
산 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풀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 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못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