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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 도 종환

까치산 2024. 10. 31. 10:12

 

 

 

♣담쟁이♣ 

 
                                               - 도 종환 -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