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십시오" 의 기도
어떤 아저씨가 성당에 나와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 제 아들이 대학시험을 쳤습니다. 꼭 붙게 해주시고,
저의 집사람이 신경질이 많은 편인데 그것도 좀 없애 주시고,
제 사업도 잘되게 해주시고,
제 어머님이 늙으셔서 몸이 좋지 않으시니 좀 낫게 해주시고,
제가 데리고 있는 사람이 거짓말을 잘하는데 못 하게 해주시고,
그저 모든 것이 두루두루 잘 되게 해주십시오.
그러고 나서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겼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음으로 그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네 기도는 잘 들었다. 그런데 말끝마다 뭘 어떻게 해주십시오, 하는데 도대체 나한테 뭘 그렇게 달라고 그러느냐?
내가 너에게 주려고 가진 것들을 살펴보니 내 머리엔 가시관이 있고 내 손과 발에 못이 박혀 있는 십자가 뿐이다.
십자가를 주려하니 내가 매달려 있을 데가 없고, 못을 빼서 주려하니 내가 떨어질 것 같고...
그래도 줄 수 있는 건 이 머리에 쓴 가시관 뿐인데? 어떠냐 이것을 네게 줄테니 가질테냐?"
'아니요 예수님 , 그건 곤란합니다" 하면서 그 아저씨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ㅡ글 : 이기정 신부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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