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을 시험하지 마라
[마태오 4,7]
누구에게나 하늘은 충분히 베풀어 주었다,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불평한다면
자기 손발로 일할 생각이 없는 게으름뱅이거나
주위를 잘 살펴보고 깨닫는 안목이 없거나
남의 것을 탐내는 욕심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하찮은 목숨 이어가는데
도대체 무엇이 그리 많이도 필요하단 말인가?
평소에는 하늘을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위기가 닥치면 하늘의 구원을 철석같이 믿는다,
자기만은 구원해야만 한다고 하늘에게 요구한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지만 위기 때마다
하늘이 반드시 구해주어야만 할 만큼
그토록 귀하거나 위대한 존재는 결코 아니다,
광대한 우주에서 도대체 사람이 무엇이란 말인가?
자기 목숨이나 운명을 걸고 도박하는 사람에게
하늘은 영원한 침묵 속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사람이란 살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그 시기는 네가 아니라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왕이든 거지든 사람은 누구나 검불에 불과하다
아무리 시험해도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민족 나라 심지어 인류 전체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도박이 오늘도 지상 구석구석에서 계속되고 있다,
무수한 사람들이 수많은 이름으로 하늘을 부르며
오로지 자기들만 구해달라고 외친다,
자기들 이외에는 모두 야만인들
당장 사라져야 지상에 평화가 온다고 소리친다,
하늘은 원래 이름이 없고 또 필요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
- 시로 읽는 복음서
사람의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가사방에서 옮긴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