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9,18-26)
야이로는 회당장으로서, 고을에서 제법 권위와 덕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딸의 죽음 앞에서는 인간의
권위나 덕망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
니다.그는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지만,회당장으로서 그
분의 권위와 능력을 드러내 놓고 인정할 수 없는 사회
적 분위기 때문에, 그저 무덤덤하게 자기 직분이나 수
행하면서 살았을 겁니다.그런데 느닷없는 딸의 죽음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예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의 처지
를 고백하고 청원을 드립니다.
혈루증을 앓던 한 여인이 있습니다.사람들은 그가 벌써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부정을 탈까 봐 그녀를 멀리합니다.같은 동네에
살지만,그녀는 철저하게 소외당하며 살아왓습니다.그런
데 예수님께서 그 마을에 오신다는 소문을 듣습니다.그
러나 감히 나서지 못합니다. 그저, 예수님께서 자기 곁
으로 지나가실 때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대기만 해
도 자기 병이 나을 것이라는 소박한 한 가닥 믿음뿐입
니다.
우리는 주님의 끝없는 사랑을 알게 모르게 체험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체험이 주님의 은총이었다는 사
실을 잘 인정하려 들지 않거나,인정하더라도 곧 잊어버
리고 맙니다. 하찮은 것에서도 주님께서는 당신 사랑으
로 다가오신다는 것을 언제나 믿음으로 고백해야 합니
다.
ㅡ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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