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의 축복
소화 데레사 성녀는 불과 여섯 살에 첫 고해성사를 했다.
성녀는 자서전에 그때의 느낌을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나는 어린 나이에 고해성사를 받았는데 그때의 아주 좋은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바울리나 언니가 나에게 말했습니다.
"데레사야, 네가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네가 사람에게 죄를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하느님 아버지께 고백한다는 사실이야."
나는 이 말을 너무나 확실히 믿고 있었기 때문에 언니에게 "그 신부님을 통하여 사랑하는
하느님과 이야기하는 거니까 나는 주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언니가 가르쳐 준 대로 고해소에 들어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러나 내 키가 너무 작아서 장궤틀 밑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신부님은 내가 보이지 않으니 일어서서 고백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즉시 순명하여 그 신부님이 잘 볼 수 있도록 신부님을 향해서 일어섰습니다.
저는 죄를 고백하고 큰 믿음으로 거룩한 축복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거룩한 순간에 어린 예수님의 눈물이 나의 영혼을 씻어 준다고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내게 말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때 받은 훈계의 말씀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저에게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라고 하시며 그것을 꼭 기억하라고 해서
저는 꼭 그러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때에 벌써 성모 마리아께서는 나의 마음에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성모님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마음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에 신부님으로부터 묵주를 축성받고는 아주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고해소를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그때와 같이 그런 기쁜 마음을 느꼈던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밖이 너무 어두워 나는 어떤 가로등 밑으로 가서 주머니의 묵주를 꺼내어
축성된 묵주가 어떻게 생겼나 하고 요리조리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같은 내 모습을
언니는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받은 은총으로 인해 오랫동안 내 마음은 충만했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꼭 대축일마다 성사를 받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하여 그후로 나는 고해성사를 통해서 나의 작은 마음을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주일, 우리 주님의 십자가 고상을 바라보고 있을 때 주님의 한쪽 손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 나는 아무도 그 피를 받으러 달려오지 않아 피가 그냥 땅에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깊은
고통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흘러내리는 주님의 핏방울을 받기 위해 십자가 밑에 서 있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피를 영혼들에게 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외침이 내 영혼에 끊임없이 되울려 왔습니다.
"목마르다!" 이 말은 내 안에 알 수 없는 강렬한 불을 놓았습니다.
나는 너무나 사랑하는 내 님께 마실 것을 드리고 싶었고 내 영혼도 심한 갈증을 느꼈습니다.
- 성녀 소화 데레사의 "어느 영혼의 이야기"에서 (가사방에서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