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길잡이

12월의 촛불기도

까치산 2018. 12. 19. 11:24
 
      ◐12월의 촛불기도 ◐ 향기 나는 소나무를 엮어 둥근 관을 만들고 4개의 초를 준비하는 12월. 사랑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며 우리 함께 촛불을 밝혀야지요? 해마다 12월 한 달은 4주 동안 4개의 촛불을 차례로 켜고 날마다 새롭게 기다림을 배우는 한 자루의 촛불이 되어 기도합니다. 첫 번째는 감사의 촛불을 켭니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서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기뻤던 일, 슬펐던 일, 억울했던 일, 노여웠던 일들을 힘들었지만 모두 받아들이고 모두 견뎌왔음을 그리고 이젠 모든 것을 오히려 '유익한 체험'으로 다시 알아듣게 됨을 감사드리면서 촛불 속에 환히 웃는 저를 봅니다. 비행기 테러로 폭파된 한 건물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뛰어나오며 행인들에게 소리치던 어느 생존자의 간절한 외침 "여러분 이렇게 살아 있음을 감사하세요!" 하는 그 젖은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두 번째는 참회의 촛불을 켭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마음으로 용서 못한 적이 많은 저의 옹졸함을 부끄러워합니다 말로만 기도하고 마음은 다른 곳을 헤매거나 일상의 삶 자체를 기도로 승화시키지 못한 저의 게으름과 불충실을 부끄러워합니다 늘상 섬김과 나눔의 삶을 부르짖으면서도 하찮은 일에서조차 고집을 꺽지 않으며 교만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날들을 뉘우치고 뉘우치면서 촛불 속에 녹아 흐르는 저의 눈물을 봅니다. 세 번째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세계의 평화, 나라의 평화,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촛불을 켜면 이 세상 사람들이 가까운 촛불로 펄럭입니다 사소한 일에서도 양보하는 법을 배우고 선과 온유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평화의 길이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촛불 속에 빛을 내는 저의 단단한 꿈을 봅니다. 네 번째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다가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네 반가워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설렘으로 희망의 노래를 힘찬 목소리로 부르렵니다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 이 해인 수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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