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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을 머리에 쓰고 / 채린(綵璘)

까치산 2023. 5. 14. 13:15

 

 

♣오월을 머리에 쓰고♣


                                              - 채린(綵璘) -


무심히 걷다가 문득 쳐다보는 눈에
은보라 구슬들이 조잘거린다

오월이구나
그래 너희의 생일이구나
라일락 향내를 맡으며
교정을 거닐 때가 있었지

푸른 오월이 있었지
어느 영화처럼 거꾸로 시계를 돌리면 
그 또한 행복만은 아닐 거야

웃고 울고 
이렇게 아름다운 리듬을 연주하는 거야

솟적다 울음 우는 소쩍새같이
아름다운 오월을 쓴다
리본 달린 모자를 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