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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드는 날 / 도 종환

까치산 2024. 10. 17. 10:20

 

 

♣단풍 드는 날♣

 

                                  - 도 종환 -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