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머물다 간 자리♣ - 藝香 도 지현 - 두드리면 울릴 것 같은 쓸쓸하고 텅 빈 간이역 광장 외로운 가랑잎만이 굴러다니며 청소하고 있다 비라도 내릴라치면 껌 딱지가 되어 눌어붙은 구둣발에 짓밟힌 낙엽들은 처참한 시신이 되어 즐비한데 계절을 가름하는 비가 창문에 고독의 흔적을 만들고 하얗게 바래진 상념 속에 서서히 떠나는 계절의 흔적들 빛바랜 책갈피 속에 긴 세월 동안 묵혀둔 가을 아직 잊지 못한 옛사랑의 그림자 모든 것이 떠난 자린 허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