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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기도 / 이 해인 수녀님

◑사순절의 기도◐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 당신을 위해서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것 주여 언제나 자기를 방어하고 사소한 일에도 누구에게나 지려고 하지 않는? 승자의 오만 위에 곤두서서 살지도 죽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나에게 죽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예수여 나에게는 당신의 굳셈보다는 약함이 무한한 약함이 필요합니다 저주를 당해도 비난치 않고 넘어뜨림을 당해도 항거치 않고 죽임을 당해도 원망치 않는 사랑에 찬 약함이 이웃에게 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고 늘 머리를 쳐드는 나의 오만을 당신의 약함으로 부끄럽게 해 주십시오 기도시를 읽어가면서 저절로 승자가 되려고 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나의 주님, 저에게도 주님의 약함을 허락하소서 제가 죽고 주님으로 사는 청지기가 되겠습니..

좋은글/영상시 2024.02.19

생각할 것, 생각하지 말 것

♣생각할 것, 생각하지 말 것♣ 오늘 하룻동안에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만 생각하겠습니다. 슬픔을 주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룻동안에는 나의 장점과 진실만을 생각하겠습니다. 단점과 거짓은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룻동안에는 내 주위의 축복들만 생각 하겠습니다. 거절당한 것이나 불행은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룻동안에는 우정과 미덕을 생각 하겠습니다. 잘못과 헛점은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룻동안에는 기분 좋았던 날들만 생각 하겠습니다. 한숨과 고통은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룻동안에는 내가 베풀수 있는 친절만 생각 하겠습니다. 나 자신만 돌아 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겠습니다. - 좋은 생각 중에서 -

좋은글/명상 2024.02.19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중요한 메모를 해두었다가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 나의 옷들엔 주머니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었죠. 바지에서 티셔츠, 스웨터까지 수많은 주머니들을 일일이 들쳐보니라 당황스러웠던 경험. 나는 이 주머니들이 내가 성장하고 사회에 길들여져 가면서 갖게 되는 욕망, 욕심이라는 주머니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하던 것이 이제는 자꾸 "더, 더"라는 소리만을 외칠 뿐 쉬이 만족할 줄 모르는 나의 주머니. 인간이 태어나서 마지막에 입는 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이제 내마음의 욕심이란 주머니를 헐거이 모두 비워내고 그 없음의 여유로움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2월의 시 / 함 영숙

♣2월의 시♣ - 함 영숙 - 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 봄 잉태 위해 2월은 몸 사래 떨며 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 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 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 삼일 낮밤을 포기한 2월 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 꿈틀 꼼지락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 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 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 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 추며 자기 꼬리의 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 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 사래 떤다.

좋은글/영상시 2024.02.17

깨달음 예찬

♣깨달음 예찬♣ “아, 그렇구나!” 우리의 삶은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살아있는한 계속되어야할 깨달음이니 말그대로 “깨달음의 여정”이 삶입니다. 불교 고승들의 무수한 오도송(悟道頌), 열반송(涅槃頌)들은 깨달음을 노래한 시입니다. 옛 선비들의 한시(漢詩)들이나 사막교부들이나 불교선사(禪師)들의 일화들은 대부분 깨달음의 지혜를 보여줍니다. 문득 공자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조문도 석사가의(朝聞道 夕死可矣), 아침에 도를 듣고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제가 수도생활중 무수히 쓴 시들 대부분 역시 깨달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중 '하늘'이라는 짧은 자작시입니다. “나무에게 하늘은 가도가도 멀기만 하다 아예 고요한 호수가 되어 하늘을 담자” 시공을 초월한 깨달음의 시적(詩的) 진리가 성서에는 '시편'에 있..

좋은글/명상 2024.02.17

잔은 비울수록 여유가 있답니다

♣잔은 비울수록 여유가 있답니다♣ 잔은 비울수록 여유가 있답니다 그것이 술이라도 좋고. 세월이라도 좋고 정이라도 좋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비우고 조급함을 버리고 그리고 집착을 버리고 살아야 할것입니다. 우리의 잔은 채울 때보다 비울 때가 더 아름답습니다. 빈 잔의 자유를 보라! 그 좁은 공간에 얼마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를 그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가요? 일이 뜻대로 되어지지 않을 때 무언가에 자꾸만 집착해 갈 때 삶이 허무하고 불안하여 믿음이 가지 않을 때 빈 잔을 보세요! 가슴이 뛸 때까지 보세요! 뜨거운 피가 온 몸에 돌 때까지 보세요! 비우는 잔마다 채워질 것입니다. 투명한 것을 담으면 투명하게 보일 것이오. 따뜻한 것을 담으면 따뜻한 잔이 될 것입니다. -좋은 글 중에서-

떠난다는 것은 / 藝香 도 지현

♣떠난다는 것은♣ - 藝香 도 지현 - 떠난다는 것은 온전히 나를 두고 그대를 오롯이 품고 가는 일이더라 가는 발자국마다 핏빛 눈물이 웅덩이가 되어 온몸을, 가슴을 적시는데 사랑이, 그리움이 알알이 가슴에 추억으로 박혀 가슴벽을 찌르는 가시가 되더라 그러하더라도 떠남은 다시 만남을 기약하는 것 그런 희망하나 있었기에 핏빛 눈물의 강을 건너 긴 세월을 기다릴 수 있어

좋은글/영상시 2024.02.16

살아 있기에 누릴수 있는 행복

♣살아 있기에 누릴수 있는 행복♣ 벌써 삼십년 훨씬 전 이야깁니다 위암2기 의학 기술이 지금 보다 발달되지 못했던 시절 군의관 김창진 대위가 그렇게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얻어 고향엘 가는 도중 시골 한약방을 들렸는데 행여 라기보다 위안을 얻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그래서 한약방 문을 열었답니다. 8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는 50년 넘게 약종상을 하신다고 했습니다 지금 한의사 역활이었습니다 그분을 한약방 어른이라고 불렀습니다 할아버지는 군의관 의 손목을 잡고 진맥을 하시고 한참후 할아버지는 "위가 많이 부었습니다" 약두어첩을 지어드릴테니 다려 먹으면 괜찮아 질겁니다. 군의관은 할아버지 말씀이 그렇게도 믿음직 스러웠 답니다 네!..

좋은글/명상 2024.02.16

인간은 시련(試鍊) 뒤에 인격이 형성(形成)된다

♣인간은 시련(試鍊) 뒤에 인격이 형성(形成)된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그의 저서 "사색의 광장" 에서 "인생은 평화와 행복만으로 살 수는 없으며, 괴로움이 필요하다. 이 괴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슬퍼하지도 말라. 인생의 희망은 늘 괴로움 언덕길 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다." 고 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요,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습니다. 흙속에 묻힌 씨앗은 무덤 속 같이 어둡고 답답한 곳에서 껍질이 벗겨지고 몸둥이가 썩어드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러나 인고 속에 생명의 씨눈을 뜨고 기다리면 어느 날인가 대지위로 신생의 싹이 터 올라옵니다. 또 싹이 텃다고 해서 금방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것도 아닙니다. 성장의 아픔을 치러야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 용 혜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 용 혜원 - 사랑하는 그대를 가만히 생각만 해도 가슴에 그대의 향기가 와 닿아 설레임으로 두근거린다 나를 만나러 오는 그대를 보면 기쁨이 가득해 소리를 지르고 싶다 그대에게 달려가 어깨를 꼭 껴안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우리가 기다리던 밤이면 별들은 더욱 빛나고 꿈속에서도 두둥실 떠오르는 그대를 내 마음에 매어두고 고운 꿈을 꾸며 잠들고 싶다 작은 일에도 상처를 잘 받는 그대를 언제까지나 꿋꿋하게 지켜줄 수 있는 넓고 강한 마음을 갖고 싶다 내 마음에 그리움 하나로 늘 간직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듭 거듭 사랑을 고백하며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좋은글/영상시 20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