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다니엘 7,9-10.13-14
2베드로 1,16-19
마태오 17,1-9
"다시 산에서 내려가자."
오늘 첫째 독서인 다니엘서에서는 온 우주를 다스리는 분께서 천상어전회의를 주재하시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언자 다니엘이 바라본 이 환시는 오늘 복음에서 전해주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암시하고 있습니다.눈처럼 하얀 옷, 양털같이 깨끗한 머리카락, 구름 속에 잠긴 모습 등 유다인이 그리던하느님의 모습이 높은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 나타났습니다.이 거룩한 변모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주는 대목인데,이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다른 대목과 연결 지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 바로 앞에 예수님께서 수난을 예고하신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서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셨습니다.(마태 16,21 참조) 그 순간 제자들은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자신들의 기대치와 다름에 대해 심한 거부감과 함께 실망에 빠졌을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비록 내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것이 결코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하는 것을 입증하시기 위해서, 높은 산에 오르셔서 당신의 신성을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이때 등장한 모세와 엘리야는 율법과 예언으로 요약되는 구약의 전 역사가 예수님의 신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둘째 독서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으로부터 영예와 영광을 받으신 분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실을 증언하셨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변모를 보면서 황홀한 나머지, 베드로는 어지럽고 혼탁한 산 아래의 세상으로 내려가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도외시한 채 피안의 세계만을 찾는 것이 당신의 길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이 세상 안에 살면서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오셨음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다시 산에서 내려가자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결코 이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세계가 아닙니다.
이 시대의 삶을 무시한 채 하느님의 뜻을 이룩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인간의 실제 삶과 직결된 것임을 다시금 명심합시다. 세례란 단순히 외형적인 예식일 뿐 만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순간입니다.
- 부산교구 김 정호 베네딕토 신부님 강론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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