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면♣
- 설란 백 덕순 -
창문 사이로 선잠에서 깨어난 고추잠자리
벽에 기대어 날개만 바쁘다
시끄런 매미 합창소리
가을이 한발 성큼 다가오고
거울 속에 그려보던
코스모스 아련한 얼굴
하늘 멀리 보내며
영글어 가는 포도 송이
작은 소망도 익어가고
갈림길에서 가끔 꺼내보면
붉어지는 그날 꿈의 대화
구월이 오면
코스모스보다 더 진한
새로운 사랑 위하여
거울을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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