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오늘의 복음 묵상(마태오 23,23-26) - 성녀 모니카 기념일

까치산 2024. 8. 27. 10:14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2테살로니카  2,1-3ㄱ.14-17     
마태오 23,23-26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 네 번째와 다섯 번째의 불행 선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전히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신랄하게 질타하십니다. 사실 여러 가지 부패 중에서도 종교적 부패는 항상 가장 신랄한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특히 종교지도자들에 대한 부패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 종교지도자들의 윤리적 부패 못지않게 탐욕에 의한 부패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적 부패와 분열은 요한 묵시록에서는 세상 종말의 징표로 제시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의 불행 선언은 종교 지도자들의 탐욕에 대한 경고입니다.
네 번째 불행 선언은 그들의 십일조에 대한 형식적이고 맹목적인 태도에 대한 경고입니다. 그들은 율법에 대해서는 규정 이상으로 열성적이었고 철저했고 엄격했습니다. 그러나 율법의 정신인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행하는 일은 실천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마태오 23,23) 그들의 마음을 탐욕으로 채웠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불행 선언은 속은 감추고 은폐하면서 겉은 기만과 허위로 깨끗이 닦는 정결법에 대한 경고입니다. 

곧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하게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마태오 23,25) 있음을 경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속을 씻는 일이 겉을 씻는 일보다 낫다는 차원을 넘어서, 애초에 그릇 안에 담고 있는 음식을 정당하게 취득하였는지를 문제 삼습니다. 곧 불의와 착취, 부정과 탐욕, 이기와 방종에 대한 경고입니다.

앞의 첫 번째에서부터 네 번째 불행 선언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냐?’ 하시며 본질적이고 우선적인 것을 깨우쳐주신 예수님께서는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깨우쳐주십니다.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마태오 23,26) 동시에 루카복음의 병행 구절에서는 깨끗해지는 방법, 곧 더러움을 비워내는 방법도 가르쳐주십니다. “그릇 속에 담긴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그러면 모든 것이 다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41)

결국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채운 그릇을 비우는 방법은 다름 아닌 ‘이웃 사랑’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정결법의 정신이 자신을 지키는 데 있기보다 사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잔 속을 깨끗하게 하는 일, 그것은 그릇 속에 담긴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일입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다 깨끗해질 것입니다(루카 11,41).아멘.

 
<오늘의 샘 기도>

주님!
제 마음 속 탐욕과 방종을 비우소서!
깨끗한 것을 깨끗한 채로, 더러운 것을 더러운 채로 드러내게 하소서!
속은 탐욕과 이기로 채우면서 겉모양만 깨끗이 닦고 치장하지 말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채우소서.
제 잔과 접시를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로 채우소서!
제가 당신의 것인 까닭입니다.
제 잔은 당신의 피요, 제 접시는 당신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이 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묵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