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염려와 근심을 버리거라!
신앙으로 어두움의 시간을 이겨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앤 질리언이라는 할리우드의 영화배우가 있었다.
그녀가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가슴에 딱딱한 혹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암이 아닌가 싶어 병원에 전화로 약속을 하고 가던 중
진찰을 받기 전에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녀는 오랫동안 그 성당에 다녔기에
성당 문 옆에 팻말이 붙어있는 것을 알았지만
그 글을 읽어 본적은 없었다.
그녀가 그때 처음으로 읽은 팻말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언제나 같은 아버지 하느님이 오늘 너를 돌보듯이
내일 그리고 매일 너를 돌보아 주리라.
그분은 너를 고통에서 보호해 주시고,
또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힘을 주시리라.
그러니 평안하거라. 모든 염려와 근심을 버리거라.”
마지막 구절인 “모든 염려와 근심을 버리거라.”는
주님께서 우리 나약한 인간에게 주시는 큰 위로의 말씀이다.
이는 아무리 길이 험난할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하시겠다는 믿음을 우리에게 굳게 심어주는 것이다.
"야훼께서 그의 손을 붙잡아 주시니
넘어져도 거꾸러지지는 아니 하리라.”
(시편 37,24)에서 ‘넘어져도’란 구절이다.
야훼 하느님께서는 우리 발걸음을 안정되게 인도해 주시지만
우리는 넘어지기 일쑤다. 요컨대 넘어진다 하더라도
쓰러진 채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물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 . .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의 생명이 살아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2고린 4,8-11)
결국 주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은
우리 인생길에서 어두운 밤을 치워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두운 밤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걸어가는 도중에 넘어졌다면 즉시 일어나
다시 걷도록 용기를 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의 어두움을 치워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두움 속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걸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청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길에는 반드시 어둔 밤이 있다.
질병, 경제적 어려움, 이별, 상실, 좌절의 아픔, 외로움, 배척당함 등등
우리는 주님과 함께 이 어려운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다.
요즈음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런 시간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결코 절망해서는 안 된다.
꽃은 아침에 피어나기 위해서 밤에 준비한다.
아름다운 꽃봉오리가 이슬을 머금고
활짝 피어나기 위해서는 어두운 밤 동안 준비해야 한다.
밤이 없다면 꽃은 피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 인생의 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요즈음 ‘경제적 위기’라는 밤을 인내하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 인생의 꽃은 피어나지 못할 것이다.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은 절망해서는 안 된다.
신앙인들은 생의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개인적인 성금요일의 어두움으로 여기며
희망의 부활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하바꾹 예언자는 세상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 해도
하느님은 영원하기에
자신은 결코 절망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송 봉 모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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