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과평화

씨 뿌리는 사람

까치산 2011. 3. 30. 10:19

씨 뿌리는 사람 - 최인호 베드로/작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만종'의 작가 밀레 (Millet, 1814-1875)는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방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파리로 진출한 밀레는 도회적인 그림으로 출세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나이 34세이던 1848년 어느 날, 한 청년이 가게에 걸려있는 그의 그림을 보고

  "밀레는 벌거벗은 여자만 그리는군" 하는 말을 듣고

밀레는 깊은 수치감에 빠지게 됩니다.

밀레, 자화상

 (흑판스케치, 1847),루브르박물관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그릴 것은 도시 여인의 나체가 아니라

 농민들의 가난한 생활임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파리 교외 바르비종으로 이사하고, 빈곤과 싸우며 농사를 지으면서

대지와 맺어져있는 농민들의 모습과 자연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밀레가 바르비종으로 이사해서 그린 첫 작품이 바로 '씨 뿌리는 사람'입니다. 해질 무렵, 모자를 쓴 건장한 농부가 들새들이 날아다니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웅큼 씨앗을 대지를 향해 파종하는 힘찬 모습을 통해 밀레는 비로소 자신이 그려야 할 소재가 무엇인가를 깨달아 '이삭줍기' '양치는 소년' '만종' 등 많은 걸작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밀레는 농민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감명을 준 위대한 화가입니다. 특히 하루의 일을 끝내고, 노을진 지평선 너머에서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를 드리는 농민 부부의 모습을 그린 '만종'은 가난한 농촌 속에 종교적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그는 화가에서 인생의 창조자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밀레가 이렇게 변했던 것은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에서의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그리느냐 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밀레는 '씨 뿌리는 사람'을 통해 농부들이 밭에 씨를 뿌리듯 화가 역시 예술의 밭에 씨를 뿌리는 농부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주님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자신이 씨를 뿌리는 사람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말씀의 씨앗을 뿌렸는데도 어떤 것은 새들이 쪼아먹고, 어떤 것은 말라버리고, 어떤 것은 가시덤불에 떨어져버린다는 비유를 통해서 주님은 가시덤불과 같은 이 세상의 온갖 걱정과 유혹, 새와 같은 악마, 뿌리내리지 못한 얕은 신앙을 극복하고, 그 말씀의 씨앗을 잘 듣고 깨달아 큰 열매를 맺으라고 가르치십니다. 어디 주님뿐이겠습니까. 밀레도 자신이 미(美)의 씨앗을 뿌리는 구도자임을 깨달아 마침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가 위대한 화가가 될 수 있었듯이 우리도 모두 각자 나름대로 씨 뿌리는 사람인 것입니다. 우리가 좋은 씨앗을 뿌린다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라지의 씨앗을 뿌린다면 가라지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우리가 인생의 텃밭에 뿌리는 씨앗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밀레가 그린 '씨 뿌리는 사람'처럼 우리도 모두 봄에 뿌린 그대로 가을에 거두는 인생의 농부들인 것입니다. -가사방에서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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