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4

내게 오시려거든 / 정 숙진

♣내게 오시려거든♣                                         - 정 숙진 -  스스로 다가 오는 바람이라면  이왕이면 비오는 날  우산이 되어주고  더위에 땀방울을 씻어주는  시원한 바람이면 좋겠습니다.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피게 하고  여름이면 심신을 편안하게 쉬게 해주는 숲이면 좋겠습니다. 가을이면 열매 맺게 하고  우주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풍년이면 좋겠습니다. 춥고 아플 때 포근하게 덮어주고  치유해주는 바람이면 좋겠습니다.  내게 오시려거든  이왕이면 좋은 바람만  들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좋은글/영상시 2024.09.28

버리면 가벼워지는 것을

♣버리면 가벼워지는 것을♣  무엇을 가지고자 함인가,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저마다 무거운 삶의 짐 바위 짐이라 허덕이며 비틀거리며 휘청이며 가네. 부귀공명을 누려도 그 뿐이요 권세 영광을 잡아채도 구름인 것을 숨막히는 턱턱한 세상인가 생명을 초개같이 버릴지라도 그 생명의 가치는 알고나 가지. 매미소리 시원한데 어제 떠난 사람은 이 소리 못들을 터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지. 마음을 비우면 가벼워 지는 것을 욕망을 비워내면 살만한 세상인 걸. 투명한 햇살 한줌 가슴에 퍼 담고 살랑이는 바람 한결 치맛자락 내어주고 잔잔한 작은 미소 얼굴에 피워 올려 오늘 하루 생명의 찬가를 부르리. 고뇌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셔보지 않고서는 절망을 이불 삼아 뒤척여 보지 않고서는 마지막 죽음의 낭떠러지 대면해 보지 않고서는 인생..

좋은글/명상 2024.09.28

웃음이 있는 자에겐 가난이 없다

♣웃음이 있는 자에겐 가난이 없다♣   거리를 거닐 때마다 놀라는 일중의 하나는  지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살기가 험악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 인간 외에 웃을 수 있는 동물은 없습니다  사실 아무리 어려웠고 괴롭던 일들도  몇 년이 지난 후에 돌이켜 보면  얼마나 어리석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맙니다  고통도 환난도 좌절도 실패도 적대감도  분노도 노여움도 불만도 가난도  웃으면서 세상을 보면 다 우습게 보입니다  그래서 웃고 사는 한 결코 가난해지지 않습니다.  백번의 신음소리 보다는 한번의 웃음소리가 갖는  비밀을 빨리 터득한 사람이 그 인생을 복되게 삽니다  연약한 사람에겐 언제나 슬픔만 있고  위대한 사람에겐 언제나..

오늘의 복음 묵상(루카9,43ㄴ-45)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코헬11,9-12,8  루카9,43ㄴ-45 제자들이 다가올 예수님의 수난을 두려워한 이유는 명백합니다. 자신들이 바란 예수님과 실제 예수님 사이의 깊고 깊은 간극 때문이었지요. 그 간극은 예수님의 수난 예고로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제자들의 두려움은 일종의 비겁함입니다. 대개 비겁함은 제 잇속 계산과 상응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랐던 이유가 종교적이고 신앙적이지만은 아닐 테지요. 당시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멋진 메시아를 기다리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른바 묵시적 열광의 시대를 예수님과 그 제자들은 살아갔습니다. 현실이 어려울수록 내일의 달콤한 인생을 향한 묵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