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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노래 / 이 해인 수녀

♣작은 노래♣                                       - 이 해인 수녀-  하나의 태양이 이 넓은 세상을 골고루 비춘다는 사실을 처음인듯 발견한 어느 날 아침의 기쁨 꽃의 죽음으로 키워 낸 한 알의 사과를 고마운 마음도 없이 무심히 먹어 버린 조그만 슬픔 사랑하는 이가 앓고 있어도 그 대신 아파 줄 수 없고 그저 눈물로 바라보기만 하는 막막함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매일 삶을 배웁니다 그리고 조금씩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 '시간의 얼굴'  중에서

좋은글/영상시 2024.09.09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   가슴에 꿈을 품고 있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 해도  곧 일어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갈 테니까요.   그 마음에 사랑이 있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쓸쓸하고 외로워도 그 마음의 사랑으로  곧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게 될 테니까요.   누구 앞에서나 겸손한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초라하고 부족한 것 같아도 그의 겸손이 곧 그를 높여 귀한 사람이 되게 할 테니까요.   늘 얼굴이 밝고 웃음이 많은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가볍게 보여도 곧 그 웃음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어 그가 행복한 세상의 주인이 될테니까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걱정하지 ..

좋은글/명상 2024.09.09

아침을 기분좋게

♣아침을 기분좋게♣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고 합니다.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있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으면 온종일 기분 좋은 일이 생기고 일도 잘 되게 마련입니다. 작업중의 안전사고는 아침에 기분 나쁜 상태에서 일할 때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 개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동쪽에서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십시오. 그리고 나도 저 태양처럼 온 누리에 빛을 남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어 보십시오. 그때부터 온몸에서 힘이 뻗어 나오고 의욕이 샘솟지 않습니까. 모든 일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아침을 기분좋게, 그리고 활기차게  맞이하는 습관을 들여 보십시오. 그러면 매사가 술술 잘 풀릴 겁니다.  -이 정하님의..

오늘의 복음 묵상(루카 6,6-11)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1코린토 코린토    루카 6,6-11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 사이에 일어난 단식 논쟁(루카 5,33-39 참조)은 안식일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유다인들의 구전 율법 미쉬나는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모든 경우는 안식일 법에 우선한다.’라고 가르치는데, 이는 시대가 지나면서 유다인들도 율법의 예외적 적용의 필요성을 점차 깊이 인식하였음을 보여 줍니다.그러나 예수님과 논쟁을 벌였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경우, 그들의 의도는 처음부터 악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만을 찾을 뿐, 안식일에도 구덩이에 빠진 양을 끌어낼 수 있었던 당시의 통념마저 거슬러(마태오 12,11 참조), 정작 장애를 지닌 동족의 고통은 외면하였기 때문입니다. 마르코는 이때 예수님께서 “..

수도자의 정체성

◐수도자의 정체성◑     수도자는 혼자 살고 있기에,  뭔가 범속한 다수와는 다른 거룩한 정결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다.   존재론적으로 그 안에 남성과 여성을  함께 통합해낸 사람의 모습을 띠고 있기에  거룩한 정결을 이뤄내고 있다. 비록 인간적이고 행위적인 측면에서 온갖 부족함과 허물을 뒤집어쓰고 있음에도 말이다. 수도자는 그저 수도복 한 벌에 만족하며  거친 음식을 먹고 좁은 방에서 지내고 있기에, 거룩한 청빈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존재론적으로 그 안에 과거와 미래를 통합한 현재라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기에  거룩한 청빈을 이뤄내고 있다. 때론 의식주에 대한 아무런 염려 없이  풍요롭게 잘 살고 있음에도 말이다. 지금 가난하게 살게 된 탓을  과거에 묻지도 않고, 앞으로는 부유하게  살고자 ..

신앙의 길잡이 2024.09.08

오늘의 복음 묵상(마르코 7,31-37) - 연중 제23주일

연중 제23주일  이사야 35,4-7ㄴ     야고보 2,1-5     마르코 7,31-37 :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예수님께서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쳐주셨을 때, 군중들은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 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마르 7,37)라고 경탄한다. 소경이 눈을 뜨고 귀머거리가 다시 듣게 된다는 기적적인 사실들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원하셔서 해방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르코는 자신의 복음을 쓰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예언자들이 예언했던 그 메시아로 알아듣고자 했다. 귀먹은 반벙어리 치유의 의미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경청하려고 한다면 결코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

9월의 기도 / 박 화목

♣9월의 기도♣                                          - 박 화목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빗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 한밤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

좋은글/영상시 2024.09.07

태양은 어느 마을도 그냥 비껴가지 않는다

♣태양은 어느 마을도 그냥 비껴가지 않는다♣   종종 삶은 우리를 마치 의붓자식처럼 대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남들은 행복의 품에서 지내는데  자신은 언제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속담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태양은 어느 마을도 그냥 비껴가지 않는다.  어떤 마을에서 태양이 좀 더 일찍 떠오를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이 다른 마을을 잊고  지나가는 일은 결코 없다.  태양이 그러하듯이 하느님도,  그리고 행복도 마찬가지다.  하느님은 어떤 마을도 그냥 지나쳐서 가시지 않는다.  물론 나와 나의 영혼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나의 영혼을 비추시고  다른 영혼들도 똑같이 비추신다.    나의 감각..

좋은글/명상 2024.09.07

가을 이야기

♣가을 이야기♣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오늘의 복음 묵상(루카 6,1-5)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코린토  4,6ㄴ-15    루카  6,1-5 :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안식일을 잘못 알고 있음을 지적하신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밀밭을 지날 때 일어난 일을 전하고 있다.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먹었다.”(1절)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2절)주님께서는 율법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셨고 또 그렇게 훈련을 시키셨다. 그래서 제자들은 주님께서 율법을 어기셔도 놀라지 않았다. 안식일에도 사람을 구원하시는 일에는 서슴없이 하시는 것을 늘 보았기 때문이다. 그분은 안식일에도 병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고쳐주셨다. 안식일에 밀밭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