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익는 여름의 첫사랑♣ - 김 진문 - 청포도 익어가는 따가운 여름햇살에 파란 두 마음이 하나되어 그윽한 포도향기에 파묻혀 손에 손잡고 무르익던 첫사랑 청포도 익어가는 고향들녘에 내리는 소낙비 일곱색깔 무지개 동산에 걸리는 날 가슴이 하얗게 떨려옴을 삭히지 못한 채 소매자락 붙잡고 사랑을 고백했었지 청포도 익는 여름 그대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어도 설레이는 가슴은 하냥 텅빈 것 같아 수시로 일어나는 그리움 접어 두었다가 한량없이 쏟아부은 사랑가슴 잘게 부수었더니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여울목이었네 청포도 익는 여름 붉은 노을 산그늘 지기 전에 만나자던 그 동산엔 먼저 와 있는 내 긴 그림자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