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영상시 3255

12월에 꿈꾸는 사랑 / 藝香 도 지현

♣12월에 꿈꾸는 사랑♣                                       - 藝香 도 지현 - 하얗게 피어나는 기다림이 있다 천사의 미소 머금고 꿈 나래 펼치듯 아름다운 사랑이 오길 꿈꾼다 조그만 가슴에 품은 꽃씨 하나 하얀 그리움으로 피어나 애오라지 나만이 소유할 수 있는 숙성 된 와인 맛 같은 사랑이고 싶은 찬란하게 빛나는 하늘과 대지에서 황홀하리 만치 아름다운 하얀색 주단을 깔아 놓은 순백의 영혼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싶다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라는 굴레 속에 영원이라는 단어 아로새기고 가슴, 가슴마다 에는 순백의 순수한 사랑을 꽃 피우고 싶다

좋은글/영상시 2024.12.04

짧은 삶에 긴 여운이 남도록 살자 / 용 혜원

♣짧은 삶에 긴 여운이 남도록 살자♣                                                  -용 혜원- 한 줌의 재와 같은 삶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소진되는 삶  가벼운 안개와 같은 삶  무미건조하고 따분하게 살아가지 말고  세월을 아끼며 사랑하며 살아가자  온갖 잡념과 걱정에 시달리고  볼타는 욕망에 빠져들거나  눈이 먼 목표를 향하여 돌진한다면 흘러가는 세월 속에 남는 것은 허탈뿐이다  때때로 흔들리는 마음을 잘 훈련하여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마음껏 펼쳐 나가며  불쾌하고 짜증나게 하고  평화를 깨트리는 마음에서 떠나자  불굴의 의지와 활기찬 마음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던져버리고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짧은 삶에 긴 여운이 남도록 살자

좋은글/영상시 2024.12.03

12월의 기도 / 이 해인 수녀

♣12월의 기도♣                                                  - 이 해인 수녀 -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 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 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 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

좋은글/영상시 2024.12.02

11월을 보내며 / 美風 김 영국

♣11월을 보내며♣                                         - 美風 김 영국 - 긴 여운[餘韻]을 남긴 채 앙상한 가지에 마지막 남은 이파리가 떨어진다   높게만 느껴졌던 하늘도 이젠 서서히 자리를 옮겨 새하얀 눈빛으로 무장[武裝]한 동장군[冬將軍]을 맞으려 분주하다   떠나려는 슬픈 너를 위로[慰勞]해 주듯 첫 눈이 내려와 다시 만날 후년[後年]을 기약[期約]하며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이제는 이별[離別]을 고[告]하련다 떠나려는 뒤안길에 만감[萬感]이 교차[交叉]한다   사랑과 우정[友情] 그리움을 남겨두고 쓸쓸히 돌아서는 너의 뒷 모습을 보며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혀 새벽 찬 서리 내리 듯 그렇게 하얀 비를 뿌린다.

좋은글/영상시 2024.11.30

늘, 혹은 때때로 / 조 병화

♣늘, 혹은 때때로♣                                      -  조 병화 -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좋은글/영상시 2024.11.29

소중한 날들/ 정 용철

♣소중한 날들♣                                      - 정 용철 - 우리가 할 일은  아침에 창문을 여는 일 이불을 개고 쌀을 씻고 밥물을 맞추는 일   냉장고의 김치가 익었는지 살피고 난방비가 전달보다 왜 많이 니왔는지 원인을 찾아보는 일 추울 땐 옷을 더 따뜻하게 입고 목도리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일 우리가 할 일은 어제 한 일을 오늘도 하면서 잠시라도 짬을 내어 새 좋은 생각을 찾아보는 일 아침마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달마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놀랄 일이 별로 없음을 알고 일상에 눈길을 곱게 보내는 일

좋은글/영상시 2024.11.28

어느 눈 오는 날의 소묘(素描) / 藝香 도 지현

♣어느 눈 오는 날의 소묘(素描)♣                                        - 藝香 도 지현 - 언제부터였을까 장독 뚜껑이 하얀 산이 된 것은 그 위를 까치 화백이 멋진 수묵화를 그려 놓았다 그 수묵화와 함께 들리는 화음 어머님의 다듬이 소리 리듬을 타고 하얀 나비들이 하늘하늘 춤추는데 나비가 되었다 꽃이 되었다 때로는 천사가 되어 미소 짓는 이런 날은 온 세상이 조용하고 난로를 피운 듯 따뜻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무가 벙글벙글 웃고 있는 건 삭풍에 헐벗어 오들오들 떨고 있더니 포근하고 하얀 솜옷을 입은 탓일까

좋은글/영상시 2024.11.27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가을이 가네♣                                     - 용 혜원 -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 들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 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 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 가는데  가을이 가네

좋은글/영상시 2024.11.26

가을 편지 / 이 해인 수녀

♣가을 편지♣                                  - 이 해인 수녀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 하며 산길을 걷다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좋은글/영상시 2024.11.25

가을이 지고 있다 / 고 은영

♣가을이 지고 있다♣                                          -  고 은영 - 눈을 감아 보세요 그리고 가만히 들어 보세요 마지막 가녀린 숨으로 삐걱 이다가  계절의 산등성이에 걸린 깊은 한숨에 철렁이도록 아픈 상처로 떨어져 쌓이는 것이 낙엽입니다. 강렬하던 태양의 자취도 길을 잃고 헤매이다 잿빛으로 바랜 가을의 그 깊은 맨홀 위에서 우리가 보이는 것을 믿는 믿음은 확고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과 믿음을 갖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와 열린 마음의 조그만 여백이 있다면  슬퍼도 그것은 은혜이며 아파도 그것은 축복의 샘 솟음이며 우리들의 영혼의 바다 위에 고독한 그리움의 연가로 돛을 달고  그분이 주신 세상을  사랑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좋은글/영상시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