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향기 /// 이해인 ◆ 아침의 향기 ◆ - 이해인 -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고 창문을 열고 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 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 좋은글/영상시 2011.11.01
귀뚜라미 /// 도종환 ♠ 귀뚜라미 ♠ -도 종환 - 밤을 새워 우는 일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던 날이 있었다. 나의 노래는 나의 울음 남들은 내 노래 서늘하다 했지만 나는 처절하였다. 느릎나무 잎은 시나브로 초록을 지워가는데 구석지고 눅눅한 곳에서 이렇게스러져갈 순 없어서 나의 노래는 밤새도록 .. 좋은글/영상시 2011.10.31
가을 향기는 사랑을 싣고 ///美風 :김영국 ♠가을 향기는 사랑을 싣고♠ - 美風 김영국- 새하얀 구름 위에 파란 하늘의 미소 싱그러움이 물들여진 햇살 속 방긋 웃어주는 길가에 늘어선 코스모스 속삭이듯 다가오는 달콤한 사랑이어라 사랑 향기에 취해버린 한 쌍의 고추잠자리 한껏 흥에 겨워 파란 하늘에 수를 놓고 시샘.. 좋은글/영상시 2011.10.30
가을에 띄우는 편지 ///김정한 ♠ 가을에 띄우는 편지 ♠ - 김정한- 가을입니다 이 가을에는 당신을 찾아 잠시 머물다 오겠습니다 늘, 내일, 모레, 그리고 그 언제인가는 당신에게 가는 길을 열겠노라 말하면서도 당신 허락없이 닫고 또 닫았던 나를 용서해주시지요 늘 당신에게로 가는 삶은 퇴행성 병처럼 뒷걸.. 좋은글/영상시 2011.10.29
가을 창가에서 /// 하늘빛 : 최수월 ♠ 가을 창가에서 ♠ - 하늘빛: 최수월 - 가끔 ,아주 가끔 그사람의 이름 부르고 싶었을 땐 그게 사랑인지 미쳐 몰랐을까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 아름다운 화음으로 들려오는 가을 창가에 서니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자리한 그사람이 그립다 아득히 먼 곳도 아니건만 그리워도 그립.. 좋은글/영상시 2011.10.28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은 당신 // / 雪花 박현희 ♠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은 당신 ♠ - 雪花 박현희 - 고요히 잠자던 내 마음의 호수에 그리움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내 영혼의 주인이 된 당신 사랑이 깊어가면 갈수록 지독한 외로움과 사투를 벌여도 온몸을 가눌 수 없이 짓누르는 고독의 무게에 난 언제나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 좋은글/영상시 2011.10.27
코스모스 /// 윤동주 ♠ 코스모스 ♠ - 윤동주 -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오 코스모.. 좋은글/영상시 2011.10.26
10월 엽서 /// 이 해인 ◆ 10월 엽서 ◆ - 이 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 좋은글/영상시 2011.10.25
징검다리///지산 고종만 ♠ 징검다리 ♠ - 지산 고종만 - 그 어린 시절 고향 앞 냇가 사이로 듬성 듬성 놓인 징검다리. 손잡고 건네주고 업고도 건네주며 가위 바위 보 네가 먼저 내가 먼저 웃고 울며 건너던 징검다리. 물살에 깎이고 발길에 닳았지만 지금도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오가도록 낮은 곳에서 등내미는 사랑의 징.. 좋은글/영상시 2011.10.24
붉은색///장경복 ♠붉은색///장경복♠ 10월의 거리는 온통 붉은색으로 물든다 고추잠자리가 머리 위를 맴돌 때면 선홍빛 너의 입술이 아롱아롱 다가와 꽃물들이니 붉은색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묵은 책을 읽다가 우연히 책갈피에서 나온 단풍잎은 한 소녀가 희망으로 깊이 꿈을 새겼던 수줍은 미소와 달콤한 사랑이 .. 좋은글/영상시 2011.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