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112

생의 목표 / 이 해인 수녀

♣생의 목표♣                                          - 이 해인 수녀 - 인생(人生)의 7할(割)을 넘게 걸어왔고  앞으로의 삶이 2할도 채 안 남은 지금 내 남은 생(生)의 목표(目標)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健康)한 노인(老人)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늘어나는 검버섯 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옷을 깔끔하게 입고,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검약(儉約)한 밥상을 차려 먹겠다. 눈은 어두워져 잘 안보이겠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협(偏狹) 한 삶을 살지는 않겠다. 약(弱)해진 청력(聽力)으로  잘 듣진 못 하겠지만, 항상(恒常)  귀를 열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 성한 이가 없어 잘 씹지 못하겠지만, 꼭 필요(必要)한 때만 입을 열..

좋은글/영상시 2024.08.26

마음의 그릇

♣마음의 그릇♣ 손을 반듯하게 펴면 세상 모든 것을 감쌀 수 있으나 어느 하나에 집착하여 손을 오므리면 터럭만 한 것만 잡힐 뿐 입니다.. 따라서 욕심을 부리면 내 손아귀에 있는 것만 내 것이 되지만 욕심을 버리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마음의 그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그릇에 꼭 필요한 것을 담기 위해서는 되도록 많이 비워놓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것저것 쓸데없는 잡동사니로 채워 놓으면 큰 것은 커녕 작은 것 조차 넣을 수 있는 공간마저 없어져 버려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이 나타나더라도 버려야 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마음의 그릇조차도 물욕으로 채우기 위해 욕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그릇은 물욕으로는..

좋은글/명상 2024.08.26

때로는 유화처럼, 때로는 수채화처럼

♣때로는 유화처럼, 때로는 수채화처럼♣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의 삶이 맑고 투명한 수채화였으면 좋겠다는       내가 그려온 삶의 작은 조각보들이  수채화처럼 맑아 보이지 않을 때  심한 상실감... 무력감에 빠져들게 되고  가던 길에서 방황하게 된다  삶이란 그림을 그릴 때  투명하고 맑은 수채화가 아닌  탁하고 아름답지 않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은 수채화를 그리다가 그 그림이  조금은 둔탁한 유화가 된다면 또 어떠하랴  그것이 우리의 삶인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모습인 것을  때로는 수채화처럼 그것이 여의치 않아  때로는 유화처럼  군데 군데 덧칠해가며 살아간들 또 어떠하랴  누구나 다  그렇게 한세상 살다 가는 것을 맑은..

오늘의 복음 묵상(마태23,13-22)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2테살1,1-5.11ㄴ-12  마태23,13-22 :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예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13.15절) 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일곱 번이나 차례로 당할 화를 지적하신다. 위선자라는 말은 이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내면의 상상과 감정은 겉과 다른 것이다.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의식을 경건하게 준수한다든지 정교..

백일을 피는 꽃 (목 백일홍, 배롱나무) / 도 종환

♣백일을 피는 꽃 (목 백일홍, 배롱나무)♣                                                          - 도 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며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며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올려 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

좋은글/영상시 2024.08.24

지혜로운 이는 함부로 성내지 않는다.

♣지혜로운 이는 함부로 성내지 않는다♣   참기 어려움을 참는 것이 진실한 참음이요, 누구나 참을 수 있는 것은 일상의 참음이다.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수행이니 원망을 원망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성내는 사람 속에서도 마음을 고요히 하라. 강한 자 앞에서 참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고, 자기와 같은 사람 앞에서 참은 것은 싸우기 싫어 서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이 진정한 참음이다. 욕설과 헐뜯음을 못 참는 것이 어리석음이며, 욕설과 비방을 잘 참는 것이 지혜로움이다.   남들이 모두 악행 한다고 가담하지 말라. 비방과 칭찬, 괴로움과 즐거움을 만나도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자기보다 약한 이의 허물을 기꺼이 용서하고, 부귀와 영화 속에서도 겸손하고 절제하라.    - 행복찾..

좋은글/명상 2024.08.24

마음 속에 있는 해답

♣마음 속에 있는 해답♣ 지금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 가장 작은 문제입니다. 이 문제의 해답은 내 마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사랑을 가득 담고 미워하는 이를 찾아가 손 내밀면 그와 함께 화평의 웃음을 나눌 수 있게 될테니까요. 지금 내가 가난으로 삶에 지쳐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 가장 작은 문제입니다. 이 문제의 해답은 내 마음 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 내 마음에 정성과 인내를 채우면 쉽게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금방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 내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로 괴로워한다면 그것은 이 세상 가장 작은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도 내 마음 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순수한 사랑의 설레임만 간직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별이 ..

오늘의 복음 묵상(요한1,45-51) -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묵시21,9ㄴ-14  요한1,45-51  "주님 사랑 안에 일치된 친교의 공동체, 일상적으로 회개하고 화해하는 공동체!"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혹시 누군가에게 전교(傳敎)를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결코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누군가 전교 대상자를 정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하다가도, ‘혹시라도 단칼에 거절당하면 어쩌지?’ ‘나도 잘 못사는 주제에 전교는 무슨?’하는 마음에 망설여집니다. 그래서 이웃 전교에는 큰 용기와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나타나엘의 완강한 거부 앞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필립보 사도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나타나엘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만났는데, 함께 가..

여름 나무/ 정 형근

♣여름 나무♣                                  -  정 형근 -   초록빛 침묵  가녀린 숨결 곰지락곰지락 손가락 헤며 여름날의 추억을 읊조리고 있습니다  숲속 향기가  사색하는 산책로 청춘의 혈기는  몸통을 감싸고 우람한 다리는  울창한 그늘로 솟아오릅니다  사랑의 속살로  빚어진 색채 마법의 머릿결은 짙어만 지고 서성이는 순환의 계절 속으로 오밀조밀 꽃을 피웁니다  햇살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 치맛자락 길게 늘어놓은 채 노을빛 그늘로 숨어버린 그대  시리도록 파란 하늘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  가득한 설레임 생존의 침묵은  사랑의 결실로 쉬어감이 없습니다.

좋은글/영상시 2024.08.23

인간은 이 세상에 두 번 태어납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 두 번 태어납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 두 번 태어납니다,  한번은 신체적 자아의 탄생이요  또 한번은 나의 정신적 자아 탄생입니다   내가 나의 존재를 깊이 의식하고  나의 존재를 분명히 자각하려면  정신적인 자아의 성숙을 기다려야 합니다,  나는 무엇인가 ?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  나는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나의 할 일은 무엇이며 나의 자아와 개성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  생의 목적과 의의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나의 인생의 가치와 보람을 부여할 수 있는가 ?  자아와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가질 때,  나의 정신적 자아는 이미 탄생한 것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라고  파스칼은 말했고,  “인간의 위대성은  사색하..

좋은글/명상 2024.08.23